내 마음은 길을 잃어 잘 보이지도 않는 빛을 향해 정처 없는 이 걸음을 그대로 가며 그대로 걸어 그 빛이 너이길 바라지만 그게 그리 쉽진 않을 테니 나는 그렇게 나아가고 보잘 것 없는 바람 하나만을 지닌 채로 너에게로 향해 내 두 발로 항해를 해 이 바람이 멈추길 원하면서 그렇게, 그렇게 나아갈 뿐이야.
내 사랑은 홀로 뛰어다닌다. 고삐 없는 망아지가 너른 들판을 맛봤듯 한참을 자유로이 뛰어다닌다. 그러다 돌아다닌 자욱을 바라봤을 때 나는 허망한 마음으로 좌절했다. 묶여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내가 느꼈던 그 모든 자유들은 그저 네 마음을 궤도로 하고 있었다. 이제는 네게서 벗어났을 줄 알았는데 내 발자국은 너에 대한 마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 경계 밖을...
안녕하세요, 뜌쀼입니다. [희망을 가둔 새]가 완결을 맞이했습니다. 외전 3편까지 완벽하게 스토리가 끝나게 되었네요! 여기까지 오는 것에 있어 여러분의 도움이 굉장히 컸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의 관심과 사랑이 없었다면 정말로 힘들었을 것 같아요. 진심으로 많은 감사를 올립니다. 특히 포스타입에서는 항상 미리보기 구매해주신 태풍 님, 그 외에도 익명의 독자...
육체라는 것에 이토록 매료되었던 적이 있었던가. 나는 네게 그대로 빠져버렸다. 네 머리색과 눈색처럼 깊은 매력은 심연과 무척이나 닮아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난 자괴감이 들었다. 나의 생은, 매력 없는 그저 검은 생애였는데. 그 뒤로는 내가 꿈에서 보았던 대로 되었다. 너의 능력을 앗아간 죄로, 너를 힘들게 한 죄로 넌 나를 혐오했다. 그래도 마냥 좋지 않은...
여섯 번째구나. 난 내게 주어진 종이를 빤히 바라봤다. D급들이 먼저 시험을 본다고 했고, 나는 개중 여섯 번째였다. 다 따로 보는 건 아니었다.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 그 앞에서 사소한 능력을 쓰는 게 부끄럽다며 앞에서 떠들고 있는 동기들도 있었다. 속마음도 들렸다. 웃기게도, 그들은 서로를 향해 친근히 말하면서 서로의 능력을 깔보고 있었다. 알 바 아니...
유월의 바람은 뜨거웠다. 어머니는 나를 품는 동안, 그 더위를 쉬이 이겨내지 못했다. 매일 같이 앓는 그녀에게 아버지는 여러 가지 것을 구해왔다. 처음엔 여름에 나지 않는 딸기였다. 아주 비쌌지만 그는 자신의 장기를 팔아서라도 사 오겠다 호언장담 했고, 그는 정말 자신의 콩팥 하나를 팔아 그를 사 왔으나, 어머니는 먹지 못했다. 역하다며 딸기를 모두 게워냈...
희망은 그 날 이후, 6개월의 유예를 모두 지내겠다고 했다. 어차피 그가 나가도 이 공간은 아무나 지낼 수 없었다. 대신 희망은 돈은 받지 않았다. 그저 하루하루, 살아갔다. 그의 방이 아닌 주송의 방에서 잠들고, 눈을 떴다. 그리고 하루의 절반은 창밖을 바라봤고, 나머지 절반은 침대 안에 있었다. 무기력이 계속되었다. 대가로 인해 잠에 잘 들지도 못했다....
희망이 절뚝거리며 앞으로 걸어 나갔다. 생각보다 경과가 좋았다. 호텔 힐러에서 나왔다는 치료 능력자의 도움도 받았더니 의사의 말처럼 아예 못 쓰게 되진 않았다. 다만 오른발은 뼈가 제대로 맞지 않게 붙어버려 평생 절어야 할 것이라 했다. 수술을 할 수 있지만 희망은 거부했다. 절뚝거리든, 아예 쓰지 못하게 되든 상관이 없었다. 이제 병원 신세는 지겨웠고, ...
손목과 손뼈가 부러졌다. 고통스러웠다. 고통을 토해내고 싶었지만,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희망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러나 희망은 멈추지 않고 완전히 손을 날렸다. 그리고 천천히 손을 빼냈다. 으스러진 뼈는 살의 모양을 유지해주지 못했다. 둥글게 말린, 아주 얇고 메마른 손이 수갑을 빠져나왔다. 오른손, 왼손. 손은 자유가 되었다. 덜렁거리긴 ...
너른 들판 위에 바람이 불었다. 부는 바람을 맞은 희망은 제 앞에 선, 등진 채 선 세 명의 아이들을 보았다. 겨우 뒷모습 뿐인데도 희망은 그들이 누군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환아! 아나! 아랑!" 희망이 그들 쪽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도 그들에게 닿지 않았다. 희망이 손을 뻗었다. 뻗은 손이 등에 닿을 듯 가까워졌다가도 순식간에 멀어졌다. ...
잔인한 묘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에 대한 유의 후 감상 부탁드립니다. 두 눈이 가려져 있었다. 희망은 기침을 뱉었다. 싸늘한 감각이 피부를 통해 들어왔다. 삭신이 쑤셨다. 얼마나 여기 있던 걸까. 돌아가야 하는데. 마지막 기억은 눈 모양이 그려진 사제복 같은 걸 입은 이들이었다. 그들은 희망에게로 오더니 순식간에 입을 틀어막았다. 막은 것에선 심한 술 ...
글을 쓰고, 생활툰을 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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